'모 아니면 도' 김시우, 역전극 쓸까

입력 2022-04-03 17:55   수정 2022-05-03 00:02

김시우(27)는 올 들어 ‘수수께끼 골퍼’란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지난 1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닷컴이 그를 ‘가장 수수께끼 같은 능력을 지닌 선수’로 꼽은 뒤부터다. 경기가 잘 풀리는 날과 안 풀리는 날의 경기력이 하늘과 땅만큼 벌어지는 탓에 ‘오늘의 김시우’가 어떤 날의 김시우일지 수수께끼 같다는 의미가 담긴 별명이다.

올 들어선 안 풀리는 날이 많았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선 73위, 소니오픈에선 공동 55위에 그쳤다.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선 2라운드까지 7오버파를 치고 기권했다. 톱10엔 한 번도 못 들었고, 공동 11위(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아멕스오픈)가 최고 성적이었다.

이랬던 김시우가 오랜만에 ‘되는 날’을 맞았다.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TPC(파72·7438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총상금 860만달러) 셋째날 4타를 줄이며 공동 7위로 뛰어올랐다. 중간합계 7언더파 209타로 딜런 프리텔리(남아프리카공화국)와 브랜트 스니데커(미국), 보 호슬러, J.J. 스폰(미국) 등 공동선두 그룹과 3타 차이여서 역전 우승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김시우는 이날 시원시원한 드라이버 샷(최장 328야드)과 날카로운 아이언 샷(그린적중률 72.22%)을 앞세워 날아다녔다. 7타 차 공동 27위로 경기를 시작한 그는 1번홀(파4) 버디로 산뜻하게 출발한 뒤 7, 8번홀(모두 파4)에서 연달아 타수를 줄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1번홀(파4)에서 티샷 미스로 보기를 범했지만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곧바로 만회했다. 14번홀(파5)에서 1타를 더 줄이며 버디 5개를 쓸어 담았다. 이날 김시우의 홀당 퍼팅 수는 1.615개였다.

국내 골프팬들 사이에선 “‘되는 날의 김시우’가 오랜만에 강림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컨디션이 좋은 날의 김시우는 거의 무적이다. 그가 거머쥔 수많은 타이틀과 기록이 이를 말해준다. 시작은 2012년 17세의 나이에 따낸 ‘PGA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연소 합격’이다. 당시 18세 이상만 활동할 수 있도록 한 나이 제한 규정 탓에 실제 PGA투어에는 2015년 입성했다. 김시우는 세계 골프 메이저대회에 뛰어든 지 1년 만에 첫 승(2016년 8월 윈덤챔피언십)을 따냈고, 다시 1년 뒤인 2017년 5월에는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마저 거머쥐었다. 덤으로 ‘대회 최연소 우승’ 타이틀도 받았다.

‘영광의 순간’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지난해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는 파3홀에서 공을 연못에 다섯 차례나 빠뜨리며 한 홀에서 13타를 친 적도 있다. 2016~2017시즌 이후 5오버파 이상을 친 라운드가 37회나 됐지만, 66타 이하로 친 라운드도 49회에 이른다.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이다.

김시우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전체적으로 샷이나 퍼트감이 나쁘지 않았다”며 “퍼트가 초반에 잘 풀려 편안하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감이 좋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다음주에도 좋은 감으로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변도 이어졌다. 전년 우승자인 조던 스피스(29·미국)는 중간합계 이븐파 216타로 공동 63위에 그쳤고, 세계랭킹 9위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는 2라운드까지 합계 1오버파 145타로 커트 통과에 실패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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